미시령옛길 마장터
마장터는 설악의 북단이 머무는 곳이다.
하지만 인적을 피하고 싶어 고요한 모습으로 흐르는 강물에 발 담그고 조용히 쉬고 있다.
어쩌면 번잡한 설악의 이름을 거부하는듯한 몸집으로 찬란한 경치나 화려한 암석을 지니지 않은채
그렇게 조용히.
아주 오래 전 이 길을 걷는 이들은 무거운 짐을 머리에 이고, 등짐을 진 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영동에서 영서지방으로, 다시 영서 지방에서 영동지방으로 수산물과 농산물을 팔러 다니던
어쩌면 아주 간난의길이었다.
행여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말을 이용하여 짐을 운반하기도 하였는데 그 말들이 여기 마장터에서
고단한 하루를 쉬어 가던 곳으로 그들로 인해 조그마한 장터가 생기기도 하여 마장터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지금은 바닥에 누워 있는 돌무더기가 이곳을 터를 삼아 화전을 일구며 살던 화전민의 집터였음을
알려줄뿐이다.
선조들이 다니던 옛길을 걷는다는 것.
흩어져 버려진 흔적들을 쫒아 걷는다는 것.
그것은 단지 길을 걷는 것이 아닌 역사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 세월을 역행하는 순례의 길 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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